2022년 5월 27일 금요일

자재만현스님의염불선 이야기(3) 아라한 보살의 경지 현대불교신문(2004년2월11일,18면)

 자재만현스님의염불선 이야기(3)

아라한 보살의 경지
현대불교신문(2004년2월11일,18면)


인간이 자력으로 해탈한 자리

부처님께서는 성자의 위계를 아라한-보살-불로 보십니다. 인간은 사생결단의 발심으로 정진해 가면 해탈의 자리인 아라한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자력 수행의 한계입니다.

아라한도를 깨친 이라면 칠흙같이 깜깜한 암굴에서 햇빛의 굴밖 세상으로 갑자기 벗어났을 때의 경지, 천지가 뒤집혀진, 언설 가지고 어찌 표현할 수 없는, 생각 따위가 미처 들어갈 여지가 없는, 공(空)한 경계를 맛보았을 겁니다.

소위 강하게 자성(自性)이 드러난 경계인 견성의 경지입니다. 남-북방의 여러 수행법으로 일체가 공(空)이요 무아(無我)임을 확실히 깨친 수행인이 더욱 보임공부를 잘 해가면, 아라한의 깊은 선정에 들 수 있습니다. 

아라한과를 이룬 성자의 오라(aura), 영체의 빛은 보름달 속 밝은 부분의 색(은백색)과 비슷합니다. 이것이 좌탈입망이 가능한 아라한 성자의 경지입니다.

그러나 아라한 성자라 해도 견성한 후에 청정계율, 특히 사음계를 파하면 절대 안됩니다. 부처님과 법을 능멸하는 큰 구업 역시 범해선 안됩니다. 대신 보임을 잘 해나가면 생사의 윤회를 벗어납니다. 윤회 밖 성중(聖衆) 하f늘 상품(上品)까지 태어날 수 있습니다.

그 성중 하늘을 지나면 도솔천 내원궁, 곧 미륵불이 교주인 도솔정토가 있습니다. 불과(佛果)를 이룬 대성자의 부모님들이 주로 태어납니다. 

다시 그 위가 아미타불의 정토 극락세계입니다. <아미타경>에서 1일에서 7일 동안 일심불란으로 칭명염불할 수 있어야 왕생한다는 극락입니다. 

팔지(八地) 이상의 보살과를 증해야 갈 수 있는 곳입니다. 이 보살과를 이루려면 <화엄경>의 10주, 10행, 10회향의 보살행을 닦아가면서 다음 경계에 이르러야 합니다.

첫째 시방세계 일체가 선명히 드러나는 해인삼매에 들 수 있어야 합니다. 금강석 같이 일체를 여읜 마음은 청정해서 한 티끌 한 생각이 녹아져 햇빛처럼 밝습니다. 둘째, 부처님을 친견하고 부처님의 방광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는 공부 경계가 있어야 합니다. 

셋째 보살의 영체는 요즘 절기로 봐서 아침 8시경 태양의 빛깔입니다. 넷째, 마음은 삼독의 번뇌를 벗어나 중생에게 기쁘게 회향할 줄 아는 이타행 보살심이 투철합니다. 

가령, 나는 살아 남아서 눈 먼 부모님을 봉양해야 한다며 처형장으로 끌려가는 사형수의 처절한 절규를 들었다면, 자기가 대신 처형받을 것을 자원할 정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다섯째, <화엄경> 10지품 말씀처럼 2명의 금강역사(신장)가 호신하게 됩니다.

극락에 왕생한 이는 불퇴전의 경지입니다. 성불을 보장받는 위(位)입니다. 이곳에 왕생할 정도로 청정하고 수행이 깊은 이는 남자로 바뀌어 태어납니다. 

그리고 보살과를 이루는 데는 부처님의 타력이 필수적인 요소가 됩니다. 염불이 보살과를 증할 수 있는 소중한 수행법인 이유입니다.

미타 삼부경 등에서 볼 수 있듯, 염불선은 경전상의 근거가 분명하고 3천년 간 검증을 받은 최고의 수행법임을 다시 강조합니다. 

염불선에도 선지식의 지도가 필요합니다. 이 남섬부주는 외도의 그물이 거미줄처럼 쳐져 있는 위험한 늪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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